70대 고모부의 발끝 괴사 가능성은 내 일상에 조용한 경고처럼 찾아왔다.
우리 집안의 당뇨병 가족력, 그리고 요즘 따라 유난히 피곤한 몸. 혹시 나도 지금, 당뇨의 문턱에 서 있는 건 아닐까?
조금 피곤한 지금, 내 인슐린은 괜찮은지 확인해봐야 할 때다.
얼마 전 70대 초 고모부가 발가락 괴사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당뇨 판정을 받으셨었지만 "당뇨병"에 무지했던 나는 - 처음에는 그냥 식단 관리와 약만 잘 챙겨 먹으면 되는 줄 알았다. 성인병에 대한 나의 무지가 유난히 허망하게 느껴졌다. 의료진은 조심스레 ‘족부 절단 가능성’까지 이야기했다고 한다. 족부절단이라는 소식에 그 심각성을 인지했다. 당뇨는 조용히, 그리고 끈질기게 몸을 망가뜨린다는 것을 그제야 실감하게 되었다.
그 일 이후, 나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혹시 나도 지금, 그런 길목에 서 있는 건 아닐까?"
당뇨병, 나와는 먼 이야기 같았지만
한동안은 내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집은 당뇨병 가족력이 있다. 할머니도 그렇고, 작은 아버지도 당뇨병 이력이 있으시다. 당뇨병은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대표적인 질환 부모 중 한명이 당뇨병이면 자녀의 발병률 30~40%, 양쪽 부모 모두가 당뇨병일 경우 50% 이상의 발병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출처: 미국당뇨병협회). 가족력이 있는 나도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당뇨병은 전조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조금 피곤하고 졸린 날이 늘어난다’ 면 몸의 신호일 수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40대 당뇨병 진료 인원은 약 61만 명, 10년 전인 2012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게다가 공복혈당장애(당뇨 전 단계)까지 포함하면 40대 인구 3명 중 1명이 당뇨병 위험군에 속한다는 결과도 있다(질병관리청). 3명 중 1명 - 40 이후라면 당뇨 언저리에 있을 수도 있음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나이대이다.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나이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바뀌어 혈중에 흘러든다. 이때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등장해,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 에너지로 쓰게 만든다. 반대로, 공복 상태에서는 글루카곤이 작동해 저장된 당을 혈액으로 방출한다. 이 두 호르몬이 시소처럼 균형을 맞춰야 혈당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런데 40 이후 - 회사, 직장, 가사 등을 돌보다 보면 운동량 감소, 불규칙한 식사, 지속적인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 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세포는 당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면서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균형이 서서히 무너지기 쉬워 진다고 한다.

식후 30분, 인슐린이 가장 지쳐 있는 순간
요즘 건강 인플루언서들이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하고 "혈당 스파이크", "인슐린 민감도"를 자주 언급한다. 다이어트에도, 에너지에도, 수면에도 인슐린 조절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실 혈당 조절은 다이어트 등을 넘어서 "생존"의 문제이다. 특히 40 이후부터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제2형 당뇨병 위험이 급증하는 시기라고 한다.
그러나 - 혈당 조절을 위한 골든타임 30분만 잘 지키면, 혈당 조절이 충분히 가능하다. 한 컵의 오렌지주스를 마시면, 혈당이 30분 만에 80에서 170까지 폭등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식후 5~10분간 가볍게 걷기만 해도 혈당 상승 폭이 현저히 준다. 이것이 바로 인슐린이 가장 바쁜 시기이자,우리가 가장 쉽게 도와줄 수 있는 시간이다.
식후 5분 안에 10분만 걸으면, 인슐린이 숨을 돌릴 수 있다.
운동은 ‘근육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당을 태우는 시간’

우리가 흔히 ‘운동이 건강에 좋다’고 말하지만, 당뇨병에 있어 운동은 치료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 단순히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을 넘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강력한 효과가 있다.
어떻게 운동하는 것이 당뇨병에 효과적일까?
운동은 그 자체로 ‘혈당을 낮추는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이 혈당 관리에 가장 효과적이며 근력운동은 고강도로 할 때만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약도 복용 타이밍과 복용량이 있듯, 운동도 방법과 리듬이 중요하다. 우선, 운동 효과는 72시간(3일)을 넘기면 급격히 떨어진다. 유산소 운동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효과는 평균 3일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최소 주 3~4회 이상, 꾸준한 리듬으로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다.
운동 유형 | 특징 | 혈당개선효과 |
유산소 (빠른 걷기, 자전거 등) | 혈당 피크를 빠르게 낮춤 | ★★★★☆ |
근력 (스쿼트, 웨이트 등) | 근육 증가 → 대사율 증가 | ★★★☆☆ |
복합 (두 가지 병행) | 장기적인 인슐린 민감도 개선 | ★★★★★ |
특히 단순히 “걷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오해일 수 있다. 최대 심박수의 60~80% 수준(중고강도)으로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당뇨병 예방과 혈당 조절에 가장 효과적이다. 운동 루틴은 몸이 적응하지 않도록 ‘주기화’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한데, 같은 강도의 운동만 반복하면 몸이 금방 익숙해져서 효과가 줄기 때문이다. 가령, 주 5일 운동을 하면 3일은 중강도, 1일은 고강도, 1일은 저강도 회복 운동으로 분산하여 운동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타이밍! 운동은 식후 30~60분 이내에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때가 혈당이 가장 오르기 쉬운 시간이고, 걷기나 가벼운 움직임만으로도 혈당 상승을 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운동 중간중간 RPE(자각 운동 강도) 체크도 권장된다.
- 고강도 운동: 말하면서 걷기 어렵고 숨이 찬 수준
- 중강도 운동: 대화는 가능하지만 가볍게 숨이 찬 정도
또한 운동 후에는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으로 말초혈관 순환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한데, 당뇨병은 발끝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류를 순환시키고 근육의 유연성을 높이는 움직임은 단순한 마무리를 넘어서 예방의 역할을 한다.
요일 | 운동 | 구성 및 시간 (총40분 기준) | 강도 | 설명 |
월요일 | 유산소 + 근력 하체 | - 빠른 걷기 20분 - 스쿼트 3세트 - 런지 3세트 |
중강도 | 식후 5~10분 후 걷기 + 허벅지 강화 |
화요일 | 인터벌 걷기 + 코어 | - 인터벌 워킹 25분 - 플랭크 3세트 - 복부 크런치 3세트 |
중~고강도 | 1분 빠르게 + 2분 천천히 반복 |
수요일 | 근력 상체 + 유산소 | - 팔/어깨 근력운동 20분 - 자전거 타기 20분 |
중강도 | 상체 근력 강화 + 심폐 지구력 |
목요일 | 고강도 파워워킹 | - 식후 파워워킹 40분 | 고강도 | 심박수 60~70% 수준 유지 |
금요일 | 근력 전신 + 스트레칭 | - 전신 근력운동 30분 - 요가 스트레칭 10분 |
중강도 | 근육량 유지 + 유연성 향상 |
토요일 | 복합운동 + 인터벌 | - 인터벌 워킹 15분 - 스텝박스/계단 오르기 15분 - 스쿼트 3세트 |
고강도 | 혈당 급상승 방지용 ‘스파이크 운동’ |
일요일 | 휴식 + 저강도 회복 운동 | - 가벼운 산책 20~30분 - 스트레칭 10분 |
저강도 | 회복 + 혈류순환 개선 |
결국, 인슐린을 지킨다는 건 나를 지키는 일
고모부의 발끝에서 시작된 당뇨의 경고는, 당뇨병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마주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뇨병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조용히 시작되어 삶을 무너뜨릴 수 있는 병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병은 통제할 수 있는 병이다. 단 하나의 조건이 있다면, 바로 조기 대응. 그리고 지속적인 실천이다.
우리는 더 이상 "당뇨는 나이 든 사람들의 병"이라 말할 수 없다. 중년의 피로, 가벼운 갈증, 느려진 회복력 속에
당뇨의 신호는 이미 우리 곁을 스치고 있을지 모른다. 당신이 오늘 걷는 30분,
그 30분이 인슐린을 지키고, 당신의 커리어와 삶을 지켜주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지금, 당신의 인슐린은 안녕하신가요?
혹시 이 글을 읽으며 ‘나도 그런 적 있다’거나
‘이건 꼭 기억해둬야겠다’ 싶은 부분이 있었다면, 공감과 댓글로 이야기 나눠주세요.
여러분의 경험과 질문이 이 공간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40 이후의 건강 관리 - 요가로 시작하는 내 몸을 지키는 방법
유연한 줄 알았던 내 몸, 요가를 통해 진짜 ‘지탱하는 힘’을 배웠습니다. 운동을 잘하려는 게 아니라, 내 몸을 이해하는 연습이 필요했어요. 30대 후반,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요가가 지금은 필라
40scareerwellness.tistory.com
마흔 이후 몸이 변한다! 영양 유전체학으로 리셋하는 식사 전략
지친 40대를 위한 현실적인 건강 리셋마흔 이후 느껴지는 피로와 체력 저하, 이제 식습관이 답일지도 모릅니다. 영양 유전체학 기반의 현실적인 식단 팁으로 내 유전자를 리셋해보세요. “30대
40scareerwellness.tistory.com
'건강커리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곤함이 계속된다면? 40 이후 혈당 조절 위한 식사법과 저혈당 맛집 추천 (8) | 2025.04.28 |
---|---|
40 이후의 건강 관리 - 요가로 시작하는 내 몸을 지키는 방법 (6) | 2025.04.06 |
고기 말고 다른 단백질은 없을까? — 40 이후 대체 단백질 완벽 가이드(식물성 단백질 맛집 포함) (2) | 2025.04.03 |
현명한 단백질 선택법, 어떤 고기가 좋을까? - 4,50대 양질의 단백질 맛집 공개 (8) | 2025.04.01 |
수 천년의 지혜가 담긴 두부 - 40 이후 건강 식재료, 세계 두부 요리 (13) | 2025.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