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으로는 부족한 나이, 40대 커플의 현실 신혼집 구하기 체크리스트
결혼은 둘이 하지만, 인생은 결국 혼자다. 40대,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앞둔 지금에서야 알았다. 결혼은,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아갈 집은 완벽한 로맨스의 무대가 아니라, '나'와 '우리' 사이의 균형을 지킬 수 있는 현실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을. 40대라는 나이는 청년과 중년 사이, 결혼과 주거 선택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진다.
중년의 그 남자, 그가 진정 원하는 결혼
얼마 전 남자친구가 문득 말했다.
“이제는 좀 편안한 삶을 살고 싶어.”
이 말이 묘하게 마음에 남아 한동안 곱씹었다. 100세 시대에, 40대 중반을 달리는 나이. 그가 말하는 ‘편안한 삶’이란 무엇일까? 결혼을 하지 않아서일까, 아이가 없어서일까. 그의 말은 내 안의 불안을 조용히 자극했다.
남성은 40대를 넘기며 삶의 무게를 더 절실히 느낀다고 한다. 특히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가장 원하는 건 성공이 아니라, 집이라는 공간에서 찾는 안정감과 서로 말없이 이해해주는 관계라는 글을 읽은 적이 기억났다.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힘든 날, 말없이 내어주는 따뜻한 저녁 한 끼. 그런 일상의 사소한 순간이 그 사람이 꿈꾸는 결혼의 로맨스 일까? 오랜 기간 연애를 하며 지켜본 그의 모습은 - 치열하게 일했고, 치열하게 그의 삶을 만들어나가고자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을 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치열하게 노력해도 - 어렸을 적 부모님이 내어주던 길에서 속도를 낸다고 모든 것이 원하는 만큼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나이가 되었다.
그런 20대, 30대를 거치고 40대에 접어들자, 우리가 원하는 결혼이란 - 20대 철부지 때 꿈꾸는 로맨틱한 삶보다는 '편안하고 현실적인" 함께하는 삶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나 역시 같은 것을 원한다.
결혼이 곧 - 그 편안한 삶으로 가는 길이 아닐 것이라는 것도 지인들을 목도하며 알게되었지만,
사랑, 거리두기, 그리고 자기보호
결혼을 준비하면서 내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두 문장이 있다.
“중년 남성이 원하는 결혼은 상호 지지와 이해가 있는 관계"라고 (by someone)
“모든 짜증나는 사람은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든다” (by Carl Jung)
이 두 문장이 유난히 마음에 꽂힌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결혼이라는 삶의 동반자를 맞이하면서도 오히려 나 자신을 더 잘 지켜야 한다는 내 마음과 연결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보다 가까운 관계에서도 모든 감정에 즉각 반응하지 않기로 했다. 때로는 침묵을 선택하고, 때로는 한 발짝 물러서 나를 먼저 들여다보기로 했다.
사랑이든, 집이든, 결국 중요한 건 ‘무조건적 헌신’보다는 ‘균형 잡힌 거리두기’임을 지금 이 과도기에서 깨닫고 있다.
완벽한 집이 아닌, 나를 위한 단단한 집
집을 알아보면서 처음으로 깨달았다. 결혼은 단순히 사랑하는 두 사람이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삶이 하나로 묶이면서도 각자의 '나'가 숨 쉴 수 있어야 하는 복잡한 방정식이라는 것을.
그래서인지 집을 보는 기준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이제 내게 집은 단지 '부동산'이 아니다. 내 일과 휴식, 요가와 명상, 책 읽기와 글쓰기가 공존하는 커리어 웰니스의 무대이며, 동시에 우리 둘의 삶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첫 번째 테스트 공간이다. 그러다 보니 때론 욕심이 앞서고 때론 조급함에 지쳐가기도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며,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었다. 그 질문의 과정에서 현실적인 기준과 이상적인 꿈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쉽게 선택할 수 없고, 밤마다 부동산 앱을 수없이 열고 닫으며 잠 못 드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나는 믿고 싶다. 완벽한 집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완성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의 집’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런 마음으로,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리듬을 선택하는 일이자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될 주거 선택의 체크리스트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현실적이지만 우리의 바람을 담은, 함께살기를 결심한 40대 커플의 기준이자 체크리스트이다.
40대 커플의 현실적인 주거 선택 체크리스트
집을 고르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리듬을 선택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현실적인 고민과 바람을 담은 체크리스트를 정리해 보았다.
항목 | 체크리스트 |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
정서적 안정 | □ 머물고 싶은 집인가? | 채광, 통풍, 조용함 등 정서적 안정은 충분한가? |
생활 편의성 | □ 출퇴근하기 좋은 위치인가? | 지하철, 버스 등 교통편이 만족스러운가? |
재무 안전성 | □ 지속 가능한 예산인가? | 대출 부담, 전세/매매, 유지 비용은 괜찮은가? |
삶의 방향 | □ 삶의 계획과 맞는가? | 아이를 가질 계획과 딩크족 라이프를 모두 고려했는가? |
주변 환경 | □ 자연, 커뮤니티 공간이 있는가? | 공원, 카페, 도서관 등 일상의 휴식 공간이 있는가? |
웰니스 공간 | □ 개인의 휴식 공간이 충분한가? | 요가, 명상, 독서 공간은 확보되는가? |
관리와 유지 | □ 관리가 쉽고 무리가 없는가? | 구축 여부, 노후화, 리모델링 필요성은? |
함께 살아도 "나"를 잃지 않는 삶
결혼이란 둘의 삶을 합치는 일이지만, 동시에 각자의 독립된 존재가 건강하게 공존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깨닫는 중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찾는 건 남들의 기준에 맞춘 집이 아니라, 우리만의 기준으로 고른, 우리에게 꼭 맞는 ‘단단한 집’이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가 작은 위로와 공감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이야기 나눠요
혹시 지금, 당신도 늦은 결혼을 준비하며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나요? 집과 결혼, 자기만의 삶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어요. 당신이 꿈꾸는 집은 어떤 모습인가요? 누구와 그 꿈을 함께 꾸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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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40대, 집을 구하며 마주한 진짜 고민들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었다. 40대에 결혼을 준비하며, 우리는 '집 - 주거지, 곧 라이프스타일' 이라는 현실을 마주했다. 머물고 싶은 삶을 위해, 오늘도 천천히 40이후 함께하고자 하는 우리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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